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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휴일2014.06.13 02:05

브라질 월드컵이 개막했다.



<사진출처 : fifa.com>



몇 년 전에 브라질에서 월드컵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평소 꼭 가보고 싶었던 남아메리카 대륙에 위치하고 있는 곳이 브라질이기도 해서 더 관심이 갔었다축구 팬이 아니면서도 당시 막연하게 설레임에 들떠 월드컵 핑계로 나도 브라질 여행을 하게 되는가 싶었는데 현재 내 상황을 보면 여러 여건상 아직 남미로의 여행은 요원한 일만 같다


남아메리카 여행을 계획하는 여행자들은 대부분 여행초보들은 아니고 어느 정도 여행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들이다. 나도 여행을 어느 정도는 해본 입장이라 꼭 가보고 싶은 곳이자 가봐야 할 곳으로 손 꼽을 나라들은 브라질, 쿠바, 아르헨티나 정도이다. 이 세 나라들은 남미에서도 상대적으로 치안이 좋은 편이라고 알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실제 다녀온 사람들의 여행담을 들어보면 우리나라보다는 안전상의 문제가 많아 보인다. 때문에 나 같은 안전지향주의자의 시각에서는 철저한 준비가 수반되고 안전이 담보되어야 가능한 여행지가 될 것 같다. 가이드를 따라서 다니는 여행이라면 어느 정도 안전한 여행이 가능하겠지만 휴양지가 아닌 일반 관광지의 경우에 가이드를 따라 다닌다면, 얻을 수 있는 잇 점이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여행은 유명한 건축물이나 장소에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는 그 보다도 더 가치를 두는 것이 바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만났는가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행지에서 어떤 사람들을 얼마나 많이 만났느냐에 따라 그 여행이 주는 의미는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건강한 젊음의 향내가 물씬 풍기는 쌈바 축제를 미디어의 렌즈를 통해서가 아닌 실제 내 눈 앞에서 직접 보며 나도 덩달아 흠뻑 달아오를 그 날이 언젠가는 올 것이라 다짐 해 본다

 



축구나 야구, 농구와 같은 스포츠 관람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 입장이지만 축구에 특별히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으니 2002년 우리가 월드컵 개최국이 되었을 때다


월드컵을 개최했던 그해 여름에는 날이면 날마다 저 마다 약속이라도 한 듯이 거리마다 붉은 색 옷을 입은 깨알같은 응원단들이 넘쳐났으며 나 역시 직장동료들과 어느 팀이 이길 것인지를 두고 내기를 하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국 대 스페인전이었던가.. 그 경기 관전을 앞두고 나는 어떤 이유였는지는 모르지만 1:0으로 우리나라가 아닌 상대국이 이길 것이라고 예언한 적이 있다. 좀더 정확히 얘길하자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는데 그때 느낌에 1과 0이라는 숫자가 문득 나의 뇌리를 스쳤고 그 전 경기들은 우리가 계속 이겨왔으니 이번에는 웬지 질 것 같다는 느낌이었던 듯 하다. 그 예언이 적중했을 경우 나는 팀원들과의 내기를 위해 모아둔 돈 20만원 정도를 상금으로 획득할 수 있었는데 20만원을 꼭 타야겠다는 일념 하에 우리나라보다는 상대국이 정확히 내 예언대로 골을 넣어주길 바랬을 뿐이다


아! 그렇다고 나를 매국자로 오해는 노노!! 팀원 20명 정도가 저마다 한국이 1:0으로 이길 것이라거나 2:0으로 이길 것이라고 예언들을 하는 통에 같은 결과를 예언하게 되면 승리자들끼리 상금을 나눠가져야 하므로 획득하는 상금액수가 적어지기 때문에 나로서는 어쩔 수 없이 상대팀이 이기는 것으로 찍었을 뿐이다. 영국의 유명한 도박사들도 합리적인 혹은 어떤 근거에 의해 경기결과를 예언하듯 나 역시 그럴만한 근거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싶을 뿐이다.


축구경기를 관전할 때 빼놓으면 서운할 아이템은 바로 치킨 아니던가? 경기가 있을 때면 마치 치킨귀신에라도 홀린 듯이 내 휴대폰은 치킨집에 이미 전화를 걸고 있었다. 당시에는 교촌치킨 간장맛이 자극적이어서 자꾸 손이 갔다. 


나는 강한 목적의식으로 상대팀을 응원할 수 밖에 없었지만, 동생들은 누구와 내기를 벌인 것도 아닌 상황이었기에 응당 우리나라 팀을 응원하며 "대~한민국"을 외쳐댔다. 우리나라팀이 좋은 경기를 펼칠 때면 동생들은 미친 듯이 기쁨의 환호성을 내지르곤 했고, 그때마다 나는 동생들에게 "내 예감에 내가 상금 탈것 같은데 말야. 너희들이 이런식이라면 상금 타서 너희들에게 새우깡 한봉지도 사주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으며 수시로 눈총을 주곤 했다. 그 덕에 동생들은 혹시라도 상대팀이 이겨서 내가 상금이라도 타오는 날에는 자기들에게 새우깡 한 봉지는 커녕 과자 부스러기조차 돌아오는게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눈빛이 흔들렸고, 내 눈치를 보면서도 몰래몰래 우리나라 팀을 응원하는 게 느껴졌다. 

표면적으로는 내가 찜한 팀을 같이 응원하면서도 마음속 저 밑바닥 깊은곳으로부터 우리나라 팀을 응원하고 있는 동생들의 모습은 마치 일제 치하에서 온갖 핍박을 받으면서도 독립운동의 열망을 포기하지 않던 우리 국민들의 처절한 모습을 연상케 했다. 삼엄하게 감시중인 일본순사 몰래 우리 선수들을 응원하며 설움에 몸부림치는 그런 비애같은 것이라고나 할까?


당시 상금에 눈이 멀어 동생들에게 눈총 레이저까지 쏘고, 본의 아니게 자발적인 매국자(?)의 길을 택했던, 그 경기 결과는 기억에 남아 있지 않지만 4강 신화를 만들어 냈던 월드컵 기간 동안 나에겐 행운의 여신이 함께 했는지 짭짤한 상금을 2번에 걸쳐 타 냈는데, 팀원들로부터는 월드컵 덕에 한 몫 단단히(?) 챙긴 운 좋은 점성술사로 불리우기도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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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바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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